끼적거리기

캐롤, 향, 목탁염불 그리고 서러운 눈물

IamHAN 2004. 12. 26. 00:00
크리스마스 이브, 캐롤이 울려나며 흥에 겨워 광주집에서 아들 지웅이를 보고있는데 평소에 내가 먼저 전화하지 않으면 전화않던 종국이에게 전화가 왔다...
동아리선배가 상을 당했단다... 그런가보다하고 무심결에 전화를 끊고...
잠시있다 생각해보니 이상하다 싶어 다시 종국이에게 전화를 했다.

대학동아리(KUSA) 선배(17기, 내가31기니까 14년선배다..)인 형재형이 하늘나라로 갔단다.
96년 복학하고 나서 학교에 자주 찾아오시고, 농활때, 엠티때 , 축제 주점때 바쁜일 마다하지 않고 아들 종훈이 형수님이자 같은 동아리선배(19기)이신 인경누님...동행하여 그 컬컬한 목소리로 분위기를 인도하면서 잠잠히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주셨던 형재형....

25일 광주에서 빈소가 있는 안산으로 가는 버스안에서 졸업후 찾아뵙지 못한 죄송함과 함께 어찌 그 젊은 나이에 하며 다시한번 삶의 허망함과 소중함에 대해 여러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빈소에 가서 고인에게 인사를 드리면서, 훌쩍 커버린 종훈이를 보았고 그옆에 의젓해진 동생 종하 그리고 그간 오랜 심려에 창백해진 얼굴로 눈이 쾡해져 버린 인경선배님을 뵈었다.
형재형의 마지막 길을 마중하러 온 많은 선배님.후배들....
그들의 슬픔과, 옆자리에 있어야할 그 누가 사라져 버린 허전함....
살아가면서 서서히 사라져버리는 것이 아니라 뼈저리게 조금씩 조금씩 느껴가겠지..

어찌보면 많지도 않은 삶!
형재형처럼 주위사람에게 그리움과 옛추억을 남겨주는 삶을 살아야 겠지...

형님을 운구차에 실려 보내고 돌아오는 길가에서 불어오는 겨울의 찬바람!!!
차디찬 기운이 옷 사이사이로 파고 들어올때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겨울바람이 따뜻함을 처음 느껴보았다...